백신은 왜 집단면역 달성에 실패했을까? 첫째는 코로나 감염의 시작 부위와 백신 효과가 나타나는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고, 둘째는 접종 전략의 한계 때문이다.
![그림1. 자연감염과 예방접종으로 획득된 면역의 차이 (바이러스의 시간, 2021, 뿌리와이파리) 그림1. 자연감염과 예방접종으로 획득된 면역의 차이 (바이러스의 시간, 2021, 뿌리와이파리)](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45/405/imgdb/original/2022/0223/20220223504048.jpg)
그림1. 자연감염과 예방접종으로 획득된 면역의 차이 (바이러스의 시간, 2021, 뿌리와이파리)
자연감염과 예방접종 면역의 차이
그런데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 백신은 집단면역 효과 달성에 실패하였다. 무엇이 원인일까? 백신의 투여 위치 때문이다. 그림1은 자연감염과 예방접종으로 유도되는 면역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점막은 인체의 외부이기 때문에 점막 환경에 특화된 항체가 분비되어 바이러스를 중화한다. 정교하고 효율적인 우리 면역은 감염이 일어난 위치에 방어력을 집중시킨다. 점막에 감염이 일어나면 점막에 항체가 분비되고 인체의 내부에 감염이 일어나면 내부에서 항체가 만들어진다. ‘그림’에서 다르게 그려진 것처럼 점막과 내부의 항체는 말 그대로 클래스가 다르다. 그런데 현재 상용화된 모든 코로나 백신은 근육 주사를 통해 투여된다. 점막 면역의 진행 과정을 모두 건너뛰고 인체의 내부에 항원을 바로 넣는 것이다. 이 경우 인체의 내부에서 순환하는 항체는 효율적으로 만들어지지만 점막 항체는 분비되지 않는다. (정확히는 백신의 종류에 따라 결과가 다르지만 이 내용은 다음 칼럼에서 다룰 것이다). 코로나19의 감염은 호흡기 점막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예방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그림’의 오른쪽처럼 항체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다행스럽게 이런 백신의 사각지대는 길게 유지되지는 않는다. 감염이 진행되면 점막 아래의 상피 세포들도 죽기 시작하면서 외부와의 경계가 무너지고, 혈관을 타고 흘러다니는 항체들이 개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또한 잠시 후 설명할 세포매개 면역이 개입하여 위험한 상황으로의 진행을 차단한다. 이런 이유로 돌파감염이라는 용어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코로나19에 자연 감염되어 점막에 분비항체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예방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일단 감염은 무조건 일어난다. 따라서 백신 접종 후 돌파감염은 실제 문제라기보다는 PCR이라는 민감도가 높은 검사법 때문에 검출될 확률이 커진 것을 반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1032364.html